며칠전부터 다시 인턴시작.
우리학교병원은 학생 인턴들로 구성되어 내가 알기론, 아마도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보통 학교병원들이 그러한듯.
환자가 오면 일단 intake 하고, 인턴이 환자 파악을 끝낸 뒤 교수님-supervisor한테 브리핑을 한 후, 같이 환자를 보고 처방을 낸다. 이 경우 교수님마다 차이가 있는데, 어떤 교수님은 침처방을 혼자 다 내주시고 인턴이 자침만 하도록 시키시고, 어떤 교수님은 인턴이 처방을 내도록 시켜보시고, 그것을 보완, 수정하여 처방을 만드신다. 그렇게 보통 인턴 레벨 2,3 가 침을 놓는 시스템인데, 인턴 레벨3는 정말. 내가 생각할 때에 한의대 과정의 꽃이라 할수있다. 그동안 배운 모든 것들을 통합하여 환자를 보고 진단을 내리고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진단을 확실시하고, 처방을 내리고 직접 침을 꽂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약처방도 교수님과 의논하여 정하여 처방한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재미있다!! >_<
아주그냥 적성에 딱맞는다.
나 한의대 안왔으면 어쩔뻔했어.
아. 너무 재밌어.
물론 모든 것이 재밌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학과 수업에 시험에, 게다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환자 보기에 택도 없으므로 혼자서 동의보감부터 시작하여 정말 많은 한의학 서적들을 섭렵해나가야한다. - 중국어로 된 책 포함. 많은 한의대학생들은 중국말을 할줄은 몰라도 중국책을 읽을 수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가능하다. - 물론 서양의학도 병행한다. 그냥 의대에 다니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더. 양의학에 비중을 두고 공부한다. 내가 공부하고 환자를 보는 방법은 한의학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시대는 현대이므로, 그 둘의 비교하여 모두를 알아야 제대로 환자를 보고 치료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여기는 미국이다.
미국에서 한국환자만 보고 살것도 아니고. 영어를 제대로 해야한다.(학교가 한인타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병원의 환자의 90%가 그냥 미국인이다) 그들과 의사소통 뿐 아니라 그 환자의 질병과 치료방향, 섭생법등에 대해 한의학적으로, 양의학적으로 모두 설명 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멀고도 험한 길을 걷고있지만, 졸업때가 다가오고,
또 인턴 레벨 3가 되어 다시 인턴을 시작하니,
나는 너무 신이난다.>_<
힘들고 지치지만,
너무 재밌다.
내가 환자를 낫게 할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클리닉에서 일할때면 늘 하는 생각.
난 정말 이길 아니면 할게 없었겠다.
- 2012/03/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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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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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고나서 - 사실 여기 나이로 우겨 스물여덟로 살지만- 갑자기 여유로움이 찾아왔다.
참 신기하게도.
예전에 먼저 삼십대에 접어든 언니들이 말했듯.
삼십대의 미덕은 "여유로움"인것인 걸까.
사춘기를 그다지 요란스럽게 보내지 않았기 때문인건지
삶의 방향을 제대로 못잡았던 탓인지
나는 누구도 부럽지 않을만큼 파란만장한 이십대를 보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내맘대로 살았고, 많은 것들을 해봤고, 내꿈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고,
나를 놓고 미친척 놀아도 보고, 미련없이 연애하고 열정적으로 사랑도 해봤다.
이십대 후반에 계획에도 없었던 이민이라는 것을 오게 되면서
나는 정말 많이 불안했고, 여러모로 불안정했다.
학업도 직업도 안정된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에 왔고, 뜻하지 않던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고
뼛속까지 한국인인 나에게 미국생활은 만만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외롭고 그래서 더 기댈곳이 필요했다.
나 혼자서 온전히 괜찮아야지만 누군가와의 관계도 원만하고 건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 혼자서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빨리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안정된- 안정되어 보이는- 생활을, 나도 갖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막연히, 결혼을 하고싶어했다. - 그렇게 확실한 남자가 아니어도. 미련하게도. 그게 완벽한 사랑인줄알고.
지금 나는, 곧 졸업을 앞두고 있고
한국을 들락날락하면서도 어쨌든, 미국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한국이, 내 사람들이 나를 어느정도 잊고, 나도 한국을, 내 사람들을 어느정도 잊고
어느새 이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나보다.
물론 가끔은 한국가고싶다고, 내 사람들이 그립다고 울고불고 지랄도 떨지만.
여러가지 상황에 다 익숙해져 가는 이 시간과, 서른이라는 나이까지 딱 맞아떨어져서일까,
나도 이제 (드디어?!) 여유를 찾는 것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짝을 빨리 찾지 못할까봐 무서웠었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채로 이세상에 살까봐 겁났고,
한국에서의 내가 잊혀져 가고 없어져가는 것이 두렵고 슬펐는데.
지금은 그래도. - 물론 다 괜찮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도.
괜찮다.
괜찮을 것 같다.
당분간 이렇게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있고.
유학인지 이민인지 갑자기 이곳에 와서
기존 사회의 잣대와 관습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다행스러워하기도 했고.
곧 나의 염원이던 꿈을 이루는 날이 가까이 왔다는 것도 한 몫하는것 같다.
늘 하는 기도처럼.
하루하루 평화롭길.
조급해하지않고.
오늘처럼 여유롭길.
- 2012/02/17 17:39
- katiekatie.egloos.com/2280218
- 덧글수 : 7

화분으로!
음.. 그래. 사실 받아서 집에다 두고 나갔다와서는 그냥 잊고 잠들었다.
그다음날 점심먹으러 집에 들렀다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 화분을 선물 받은 건 처음이다.
보통 나는 꽃선물을 받으면 - 보통 한국에서는 예쁘장하게 포장된 꽃다발이나, 핑크반짝이 망사로 싸인 장미꽃 등을 받으니까 - 벽에 걸어 말린다. 오래 두고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또 선물받은 그 사람의 마음과 나름의 로맨스를 즐기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화분이다.
꽃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음.. 이걸 어쩌지..? 요렇게 보고 저렇게 보고 한참동안 이 아이를 둘러보다가..
일단은 포장을 벗기고 싱크대에 넣어 물을 주었다.
자 이제 어쩌지..?
햇빛 비치는 베란다 앞에 잘 모셔두기는 했는데..
이거 계속 이렇게 키우면 되는 건가 모르겠네.
갑자기 뜬금없이
튤립키우기 라는 문제에 봉착.
난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응?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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